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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함운강희 작성일25-01-22 08:29 조회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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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우 워싱턴 특파원



《“해리스는 미래를 얘기했지만 트럼프는 현재를 속삭였다. 난 당장 현재가 해결되지 않으면 미래가 없는 사람이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20일(현지 시간) 취임식과 함께 출범했다. 버지니아주에 거주하는 회사원 존 리 씨(44)는 자신이 지난해 11월 대선에 생애최초주택구입 취득세 서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이 아닌 공화당 당적의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리 씨는 대선에서 투표지에 공화당을 찍은 게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그는 “뜬구름 잡는 얘기보단 경제와 물가를 계속 얘기하는 트럼프를 보면 그날 내 선택이 옳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동시에 “트럼프에 대한 내 유효이자 지지는 민주당에 실망한 반사효과이기도 하다”면서 “그를 지지하는 내 마음의 기둥이 그리 단단하진 않다”고도 했다. 당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이 있지만 자신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언제든 그 지지를 철회할 준비도 돼 있다는 의미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남부 ‘선벨트’ 경합주인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주를 잡은 데 이 국민은행드림론 어 최대 승부처로 꼽히던 펜실베이니아주까지 거머쥐는 등 경합주들을 휩쓸며 예상과 달리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미국민들은 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렇게 많은 힘을 실어줬을까. 대선 후 시간이 좀 흐른 현재, 시민들은 그를 어떻게 평가할까. 또 트럼프 2기에 대한 우려는 없을까.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맞아 이런 궁금증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근로기준법 월차 동아일보는 그가 당선된 이후 다양한 미국 시민들을 인터뷰해 솔직한 심정을 들어봤다. 특히 “왜 트럼프였나”에 대한 답을 더 정확히 얻기 위해 원래 민주당 지지자였지만 이번 대선에서 공화당으로 돌아선 이들을 집중적으로 만나 얘기를 나눴다.
● “결과 내는 지도자 원해”
지난해 대선 결과가 나온 뒤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대 지방자치단체 수 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이유로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급등한 물가 등 경제적 이유를 첫머리에 올렸다. 실제 앞서 CNN 출구조사 땐 미국 경제 상황이 나쁘다고 응답한 투표자는 67%에 달하기도 했다. 응답자의 45%는 4년 전보다 자신의 재정 상태가 나빠졌다고 밝혔고, 고물가 때문에 고통받았다고 답한 비율은 75%나 됐다.
이번에 만난 시민들 역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이유와 관련해 “먹고살기 힘들다”는 얘기를 많이 꺼냈다. 교사인 조너선 브룩스 씨(32)는 “난 전형적인 미국 중산층으로 예의를 중요시하는 집안에서 자랐다”면서도 “이젠 예의를 차리기보단 결과를 내는 지도자를 좀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좀 거칠고 투박해도 트럼프처럼 우리가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사처럼 적극적으로 나서 줄 리더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기업가인 벤저민 톰슨 씨(52)는 “민주당의 거미줄 같은 규제는 나처럼 작은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의 발목까지 붙잡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업을 옥죄는) 족쇄를 풀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을 하루 앞둔 19일(현지 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의 ‘캐피털원아레나’에 시민들이 몰려들고 있다. 2만 석 규모의 실내 경기장인 이곳에선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자축하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집회’가 열렸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바이든 전 대통령은 앞서 9일 USA투데이 인터뷰에서 ‘대선에 출마했다면 승리했겠느냐’는 질문에 “추측일 수 있겠지만 내 생각에는 그렇다”고 밝혔다. 반면 바이든 전 대통령을 대신해 대선에 나섰던 해리스 전 부통령은 오히려 바이든 전 대통령이 너무 늦게 사퇴한 게 대선 패배의 원인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처럼 대선 과정에서는 물론이고 지금도 여전히 시민들 인식과 다소 동떨어진 현실 감각을 가진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 역시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에 발을 돌린 주된 이유 중 하나로 꼽혔다.

크리스토퍼 라이트 씨(38·은행원)는 “해리스는 여전히 왜 자신이 떨어졌는지 모르는 것 같다. 그런 모습을 볼 때면 더 실망스럽다”며 한숨을 쉬었다. 트럭을 운전하는 대니얼 톰슨 씨(51)는 “(대선 전) 차에 기름을 넣으면서 뉴스를 검색하는데 해리스가 계속 낙태권만 얘기하더라”며 “그때 왠지 모르게 해리스에게 화가 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름값도 바이든 때보다 거의 2배로 뛰지 않았느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타샤 잭스 씨(35)는 ‘대선 전 해리스 부통령을 안 뽑기로 마음먹게 된 장면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대선 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나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같은 흑인인데 왜 해리스를 안 뽑느냐’고 뭐라고 하더라. 그 말을 듣고 기분이 나빠졌었다. 피부색이 같은 거 말고 그들이 나랑 같은 게 뭐가 있나. 최소한 나처럼 집세 걱정은 안 하고 살지 않느냐.”
● “트럼프, 약쟁이 쓸어 줬으면”
이번에 만난 시민들 가운데 대다수는 트럼프 대통령을 뽑은 선택을 아직 후회하진 않는다고 했다. 당선 이후 지금까지의 행보에 대해 나쁘지 않게 평가하는 데다 이제 막 취임한 만큼 일단 긍정적으로 지켜보겠다는 마음인 것으로 풀이된다.
요식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한 라틴계 시민은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 추방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다행”이라고 솔직한 심정을 표현했다. 그는 “난 이민자로 여기 와서 정착했다”면서도 “같은 동포라도 불법 이민자들이 몰려들면 내 경쟁자가 늘어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냉정하게 보일지 몰라도 어쩔 수 없다”며 “난 내 생계가 가장 중요하다”고도 했다. 회사원인 매슈 화이트 씨(48)는 트럼프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하며 이렇게 말했다. “캘리포니아에 사는 친구가 몇 명 있다. 그들이 10년 전에 편하게 가던 곳들을 이젠 (마약류인 펜타닐 때문에) 가기 힘들어졌다고 하더라. 트럼프가 이런 약쟁이들부터 싹 쓸어줬으면 좋겠다.”
전임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까지 우크라이나에 대한 경제적 지원 등에 나섰다. 자국 경제가 어려운데 바이든 정부가 해외에 지나치게 ‘퍼주기’를 해온 데 대한 불만을 토로한 시민들도 있었다.
자신을 아프가니스탄 등에 파병된 경험이 있는 군인이라고 소개한 다리우스 프리먼 씨는 “솔직히 군인 입장에서 봐도 바이든은 우크라이나를 포함해 여기저기 너무 많은 걸 퍼줬다”면서 “심지어 그 (우크라아니) 전쟁은 아직 해결도 안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라면 어떤 식으로든 빨리 그런 문제들을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에 주둔 중인 미군 철수 등 입장을 드러낸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엔 “(그런 행보는) 독재자들에게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안 좋은) 메시지를 줄 수 있다”며 “여러 명의 푸틴이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 “1년 내 물가 못 잡으면 지지층 절반 잃을 것”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결과 불복, 강성 지지층의 2021년 1월 6일 워싱턴 의회 난입 선동 등 혐의로 지난해 전현직 미 대통령 최초로 형사 기소된 바 있다. 이번엔 트럼프 대통령을 찍었지만 ‘트럼프 리스크’에 대한 의구심을 여전히 버리지 못한 시민들도 있었다.
존 리 씨는 “난 트럼프란 인물 자체는 여전히 신뢰하지 않는다”면서 “(트럼프가) 1년 내 물가를 못 잡으면 지지층 절반을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벤저민 톰슨 씨는 “트럼프가 나처럼 작은 기업 경영자들도 ‘잘살게 해주겠다’고 해서 그를 뽑은 건 맞다. 그런데 정작 당선되고 나선 일론 머스크 같은 억만장자들만 만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작 나같은 사람들은 혜택에서 소외될 거란 불안감이 있다”고 토로했다.
회사원인 에밀리 린 씨(28)는 인상을 쓰며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의 말이나 행동은 (이미 겪어봐서) 놀랍진 않다. 그런데 그 주변 인물들을 보면 짜증이 난다. 보기 싫은 폭스(뉴스) 출신들은 왜 자꾸 뽑는지 모르겠다. 차라리 거기 스튜디오를 통째로 (백악관에) 옮기라고 해라.”
신진우 워싱턴 특파원 niceshin@donga.com